영화 <우아한 거짓말> 우리가 너를 죽였다.
완득이의 작가로 유명한 김려령의 소설이 원작인 <우아한 거짓말>은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 줄거리.
마트에서 일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지만 언제나 주책 맞을 정도로 쿨하고 당당한 엄마 현숙. 남의 일엔 관심 없고, 가족 일에도 무덤덤한 시크한 성격의 언니 만지. 그런 엄마와 언니에게 언제나 착하고 살갑던 막내 천지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세 가족 중 가장 밝고 웃음 많던 막내의 갑작스런 죽음에 현숙과 만지는 당황하지만, 씩씩한 현숙은 만지와 함께 천지가 없는 삶에 익숙해 지기 위해 애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천지의 친구들을 만난 만지는 가족들이 몰랐던 숨겨진 다른 이야기, 그리고 그 중심에 천지와 가장 절친했던 화연이 있음을 알게 된다. 아무 말 없이 떠난 동생의 비밀을 찾던 만지는 빨간 털실 속 천지가 남기고 간 메시지가 있음을 알게 된다.
내일을 준비하던 천지가, 오늘 죽었다.
평소 무리한 부탁을 하지 않았던 천지가 어느날 갑자기 mp3 플레이어를 사달라고 한다. 엄마 현숙과 언니 만지는 무심한 듯 지나치지만, 그렇게 이 날 천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남은 가족들의 처절한 삶.
원래 두 사람만 살았던 것 마냥. 화연과 만지는 씁쓸한 그리고 고통스러운 연기를 한다. 남은 자들은 그렇게 삶을 살아 내야 한다. 억지로 더 웃고, 억지로 더 먹고. 하지만 흐르는 시간 속 문득 문득 찾아오는 천지의 기억에 둘은 하염없이 무너진다.
“가슴에 묻어? 못 묻어. 콘크리트를 콸콸 쏟아붓고, 그 위에 철물을 부어 굳혀도 안 묻혀. 묻어도, 묻어도, 바락바락 기어 나오는게 자식이야. 미안해서 못 묻고, 불쌍해서 못 붇고, 원통해서 못 묻어!!” -화연
개봉 당시에 이 대사가 그렇게 와닿지 않았는데, 이제는 이 대사가 너무 마음이 아프다. 화연의 모습이 너무 절절해서 그 마음이 이제는 무엇인지 아니까 보는 내내 목구멍이 찢어질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천지의 우아한 거짓말.
밝고 명랑하고 속이 깊은 착한 딸로만 알았지만, 사실 천지는 학교에서 은근히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는 일명 은따였다. 천지와 친하게 지내는 것 같이 보이는 화연은 자신의 따돌림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천지에게 접근한다.
천지는 이런 힘겨움을 소극적으로 가족들에게 드러내지만 현숙과 만지는 쉽게 알아채지 못했다. 그렇게 천지는 항상 우아한 거짓말로 자신을 감출 수 밖에 없었다. 더 이상의 거짓이 버거워진 천지는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상처와 힘든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 놨다.
우리는 내일을 살던 천지를 오늘 죽였다.
천지는 살아 내려고 했다. 모든 힘든 상황을 이겨 내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천지를 죽여다. 왕따를 시킨 아이들도 그 모습을 방관한 친구들도 관심을 주지 않는 가족들도 누구 하나 천지의 죽음 앞에 당당할 수 있을까.
“지나고 나니 아무것도 아니지? 고마워, 잘 견뎌줘서.”
천지가 천지에게 하려던 말이었는데,
이제는 천지가 엄마와 언니에게 자신의 죽음을 잘 견뎌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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